화목보일러와 보일러실

/화목보일러와 보일러실

집을 처음 구상 했을 때만해도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것만으로 난방을 하고 싶었습니다. 방에는 구들을, 거실에는 화목난로를 놓는 것을 상상했습니다. 그렇게만 한다면 전기도 필요없고, 가까운 산에서 나무만 좀 해다가 때면 되는 것이었죠.

하지만 결국 그렇게 못했습니다. 온수를 어떻게 쓸 것인가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옛날처럼 한달에 한 번, 또는 그보다 더 드물게 씻는다면 온수도 가끔 끓여서 쓰면 될 것이지만 안타깝게도 도시생활에 익숙한 나머지 일주일에 두세번은 꼭 씻어야 했습니다. 게다가 지하수는 어찌나 차가운지 한여름을 제외하고는 손도 제대로 씻기가 힘든 정도입니다.

그럼 화목난로와 구들을 놓고 온수용 기름보일러를 설치하는 것은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바로는 좋은 아이디어 같았지만 기름보일러를 설치한다면 결국 보일러를 설치하는 꼴이 되어버려 목표한 것과 거리가 너무 멀게 느껴졌습니다.

그 사이에 구들을 놓는 것에 대한 회의감이 밀려왔습니다. 3평이 넘어가면 난방이 힘들어지고, 고급 기술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시공하는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집도 처음 지어보는 처지에 구들까지 놓는 것은 무리였습니다.

하여 화목보일러를 설치하게 됐습니다. 이 보일러도 문제점이 아주 많은 편인데, 나무를 많이 먹고, 매우 자주 청소를 해주어야 하고, 화재의 위험이 매우 크고, 비싼데 비해 수명은 짧았습니다. 어떤 보일러를 선택해야 할지 얼마나 고민했는지 모르겠네요.

나름대로 단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100% 스텐레스 보일러를 선택했고, 비싼 스텐레스 연통도 달았고, 천장과 맞닿는 부분은 이중으로, 그리고 보일러실을 내화성능을 가진 64k 그라스울 패널로 만들었습니다. 10cm의 두께로 단열성도 충분하고, 내화성능으로 화재에도 비교적 안전합니다. 대신 일반 판넬(비드법(스티로폼) 판넬)보다 훨씬 무겁고, 훨씬 비쌌습니다. 구하기도 어려웠구요.

화목 보일러는 특히 화재위험 때문에 지붕만 하고 보일러실은 따로 많들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보통의 화목보일러 안에는 수백리터(우리집은 500리터)의 물을 저장하고 있기 때문에 추운 겨울엔 그 물이 금방 식어버려 보일러 효율이 극히 떨어질 것은 분명합니다. 단열이 꼭 필요한 거죠.

보일러실에 너무 큰 공을 들인게 아닌가 싶긴 한데요. 나무를 덜 때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조치였던 것 같습니다. 겨울이 와봐야 그 효과가 얼마나 나는지 알게되겠지만요.

지붕에서 1m 가량은 이중으로 연통을 썼다. 150mm 연통에 세라크울을 감고, 200mm 관을 씌었다.

지붕에서 1m 가량은 이중으로 연통을 썼다. 150mm 연통에 세라크울을 감고, 200mm 관을 씌었다.

스텐레스 연통

스텐레스 연통

문을 따로 달지 않고, 패널 자체를 여닫을 수 있도록 경첩을 달아 만들었다.

문을 따로 달지 않고, 패널 자체를 여닫을 수 있도록 경첩을 달아 만들었다.

그라스울 패널로 만든 보일러실

그라스울 패널로 만든 보일러실

By | 2017-07-13T15:52:46+00:00 2월 5th, 2016|집짓기|5 Comments

5 댓글

  1. 권도윤 2016년 2월 7일 9:40 오전- 답글쓰기

    이제 집이 거의 완성되어 가네요. 저도 나중에 구들방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고민입니다. 옛날 우리 집을 생각해 보니, 사랑방 아궁이가 따로 있었고, 그 사이 마루바닥은 여름엔 시원하지만 겨울에는 엄청나게 추웠던 것 같네요. 서양식 집 구조에 아궁이를 만들려니 더 어려운 것 같네요.

    • 채색 2016년 3월 26일 11:35 오전- 답글쓰기

      저희도 처음엔 구들방을 하려고 했었거든요. 다른 난방 안하고. 문제는 온수 때문에 따로 설비를 해야하는데 그게 이중 지출이 되더라구요. 구들 시공하는 것도 굉장히 기술적인 문제가 많기도 하고요. 결국 다 포기하고 보일러 설치했답니다.

  2. 김민우 2016년 3월 31일 10:15 오전- 답글쓰기

    생각하신걸 꾸준히 이뤄가시는 모습에 존경을 표합니다.
    아이가 그사이 많이 자랐네요
    제가 생각하는 많은 꿈을 직접 이루고 계셔서 부럽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좀더 발전되어 가는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저는 석유/가스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환경파괴적인 업종에서 일하는것이 조금 부끄럽기도 합니다.

    • 채색 2016년 4월 9일 11:34 오후- 답글쓰기

      앗,,, 모하가 자란 모습도 기억하시고 감사합니다. ^^
      저도 어찌어찌 하다보니 이렇게 꿈꾸던 삶을 살아보네요.
      박수 감사합니다. (__)

      그리고 석유/가스 산업자체가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우리 사회 전체가 파괴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자주 놀러오세요~

  3. 정동흥 (명지리2) 2017년 3월 17일 12:48 오전- 답글쓰기

    우리는 구들장 대신에 누워있는 화목난로를 주방에 설치할 예정인데요. 실물이 없어 소개드리지는 못 하고요. 암튼 채색님 대단하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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