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을 만드는 자연농법 농부 : 가와구치 요시카즈

/“낙원”을 만드는 자연농법 농부 : 가와구치 요시카즈

‘자연농’의 대가 가와구치 요시카즈 선생님의 인터뷰 기사입니다. 일본어로 된 것을 번역했습니다. 선생님 말씀은 늘 한결같지만 최신기사라 느낌이 새롭습니다.

“낙원”을 만드는 자연농법 농부 : 가와구치 요시카즈

[2017. 08. 10]

현대농업은 정말로 ‘효율적’일까? <땅을 갈지않는다> <풀과 벌레는 적이 아니다> <비료나 농약을 넣지않는다> 를 세가지 원칙으로 하는 “자연농”을 독자적으로 세우고 실천해 온 가와구치 요시카즈씨는 그렇게 묻는다. 자원을 고갈시키지 않고 다음세대로 이어지는 지속가능한 농업의 모습을 찾고 있다.

가와구치 요시카즈

1939년, 나라현 사쿠라이시의 농가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졸업 후에 농사를 짓게 되지만,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는 농사로 몸이 망가진다. 무경운, 무비료 등의 원칙으로 농사를 짓던 후쿠오카 마사노부의 자연농법에 영향을 받아 1978년부터 방법을 찾으면서 독자적인 ‘자연농’을 만들었다. 한의학에도 일가견이 있다. 쓴 책으로 『自然農にいのち宿りて』(創森社)、『はじめての自然農で野菜づくり』(監修、学研プラス)가 있다.

자택에서

꽃들이 피고 곤충들이 어지럽게 날아다니는 논밭. 생명이 풍부하게 넘치는 그 풍경은 잡초가 무성한 버려진 땅이 아니다. 이랑 위에는 잘려진 풀들이 푹신푹신하게 덮혀있는 걸로 보아 사람의 손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비료나 농약을 쓰지않고 작물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까?

가와구치 요시카즈  농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갈지 않는 것’입니다. 자연에 맡겨두면 거기서 사는 풀과 곤충, 미생물들의 생명력으로 땅은 반드시 부드럽게 되고, 땅을 갈 필요가 없어집니다. 땅을 갈면 무수한 벌레나 미생물들의 삶의 터전이 파괴되고, 비료 없이는 작물이 자라지 않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하지만 논밭의 상태나 작물의 성질들이 다르기 때문에 각각에 맞는 도움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자연을 지배하려 하지말고, 흐름에 맡겨두는 것입니다. 예를들면 작물보다 풀의 키가 커지지 않도록 주변의 풀을 베어 그 자리에 눕힙니다. 자른 풀과 곤충, 작은 곤충들의 사체는 그 자리에 점차 쌓이게 되고, 미생물들이 분해하게 됩니다. 그러면 곧 비옥한 토양으로 바뀝니다. 양분이 많이 필요한 작물 주변에는 밭에서 나온 채소 찌꺼기, 볏짚, 밀짚, 쌀겨, 왕겨, 밀기울, 깻묵 등 생활 속에서 나온 것들을 이랑 위에 뿌리고 자연스럽게 썩도록 놔둡니다.

 

<가와구치 요시카즈 자연농밭>이라고 쓴 나무간판이 서 있는 밭. 봄, 십자화과 작물이 노란 꽃을 일제히 피웠다.

| ‘형식’에 집착하면 잘 자라지 않는다.

20세기부터 21세기에 걸쳐 일본에서는 몇 개의 자연농법이 창시되었다. 그 중에서도 초기 창시자로 알려진 사람이 후쿠오카 마사노부(1913~2008)다. 그의 사상은 세계 곳곳에 전해졌고, 동남아시아에서는 여러가지 풀과 작물의 씨앗 100가지 이상을 흙과 버무려 ‘흙경단’을 만들어 황폐해진 땅에 뿌렸다. 그곳은 바나나 과수원이나 숲으로 부활했다. 그 공로로 1988년에 필리핀의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그 방법으로 잘 되지 않았다는 사례가 국내외에서 잇따랐다. 왜일까? 가와구치씨는 이렇게 답한다.

가와구치 요시카즈  무경운, 무비료, 무제초, 직파 등의 형식에 얽매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들어, 점토경단으로 만들어도 씨앗을 땅에 뿌리는 것만으로 잘 자라는 것이 있는 반면에 땅 속에 확실히 묻히지 않으면 발아하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땅을 갈지 않은 밭은 해마다 변합니다. 지역에 따라 기온, 기후, 땅의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들면 더운 지역에서는 물을 가둔 논에 김매기 한 풀을 계속 넣으면 물이 썩고, 벼의 뿌리가 고통을 받으며 생육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 토지의 기후나 땅의 상태, 작물의 상태에 따른 적절한 도움이 필요합니다. 형식을 정해놓으면 안됩니다. 각각의 상황에 응답하고, 따르고, 맡겨야 합니다. 그런 모습을 유념한다면 풀이 자라고 있는 장소라면 어디라도 작물은 자랍니다. 왜냐하면 벼도 밀도 채소도 모두 풀이기 때문입니다.

 

3월, 감자를 심고 있다. 두껍게 깔려있는 ‘풀’을 헤치고 파종구멍을 만들고 있다.

| 기계와 석유제품을 사용한 현대농업에 대한 반론

자연농은 환경부하가 매우 낮다. ‘지속가능한농업’이다. 사용하는 도구는 낫과 괭이 등 손도구 뿐이다. 김매기 한 풀과 채소 찌꺼기 등 논밭에서 자란 것을 양분으로 자라기 때문에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언제까지고 계속 할 수 있다. 다른 곳에서 만든 유기질비료나 퇴비를 넣지 않는다. 그러나 식량생산의 방법으로서는 자연농은 비효율적이지 않을까?

가와구치 요시카즈  많은 사람들이 굶어죽어가는 21세기에 손으로 짓는 자연농이 무슨 소용인가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트랙터를 구입하면 잠깐만에 넓은 땅을 갑니다. 한편으로 효율적입니다. 그러나 생각해보세요. 트랙터를 만들기 위해 자연자원을 캐야하고, 전기를 만드는 노동시간은? 이것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지구의 규모로 생각하면 일의 양이 아주 많습니다. 해외에서 채굴하는 인광석 등 화학비료의 원료도 가까운 미래에 고갈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옛 농기구로 수작업으로 농사짓는 자연농은 최고로 효율이 좋고, 지속가능성이 있는 식샹생산 방법이 아닐까요?

 

3월, 여름채소 온상 만들기. 깊이 30cm 구멍에 볏짚을 깔고, 그 위에 음식찌꺼기, 쌀겨, 볏짚 등을 층층이 쌓는다. 풀과 볏짚을 깔고, 물을 충분히 준다. 마지막으로 15cm 두께로 흙을 덮고, 평평하게 만든 뒤 씨앗을 뿌린다. 볏짚으로 틀을 만들고, 나무틀에 기름종이를 붙여서 덮는다. 자연스럽게 생긴 발효열로 흙이 따뜻해져 노지보다 한 발 빨리 여름채소의 모종이 자란다.

| 자연에 맡겨두면 땅은 비옥해진다.

지금까지 이야기를 듣고, 그 땅에 있는 것을 순환시키는 것만으로 정말로 작물이 자라는 것인지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왜냐면 순환시키는 것만으로는 양분이 늘지 않기 때문이다. 작물을 계속 수확하게 되면 머지않아 그 땅의 양분이 사라지지 않는가?

가와구치 요시카즈  그것은 오해입니다. 자연에 맡겨두면 양분은 늘어납니다. 예를들면 콩과 식물의 뿌리에는 뿌리혹 박테리아가 공생하는데 공기중의 질소를 고정시켜 땅을 비옥하게 만듭니다. 그 외 태양으로부터 빛과 열, 우주로부터 내려오는 모든 것을 이용하여 식물은 자신의 몸을 만들고 자손을 늘려갑니다.
콩과 식물 뿐만 아닙니다. 숲에는 비료를 주지않는데도 나무와 풀이 우거지고 많은 동물들이 태어나고, 삶을 누리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자연농 논. 일반적으로 한 곳에 모를 몇 포기씩 심는다. 가와구치씨는 한 포기씩만 심지만, 쭉쭉 뻗으며 성장한다. 옛날부터 논두렁에 심은 까닭에 ‘논두렁콩’이라 별명을 가진 에다콩(대두)을 논 주변에 심었다.(사진왼쪽)

| 자연의 에너지를 소비문화를 위해 희생시켜서는 안된다.

자연의 생명은 모두가 연결돼 있고 관계를 맺으며 살고 있다. 풀도 나무도 곤충도 동물도,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이나 땅 속의 미량원소도 이 땅에는 ‘존재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특히 태양빛을 비롯한 자연에너지는 생명을 지탱하는 원천이다. 현재 지구온난화에 의해 지구환경이나 생태계에 여러가지 악영향이 생겨나고 우리의 생활방식 자체가 자연으로부터 의문을 주고 있다. 해결책이 있다면 그 중 하나가 자연농법일지도 모른다.

가와구치 요시카즈  태양광이나 풍력은 재생가능에너지라고 불리고, 무한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유한합니다. 태양광을 전기로 바꾸어 인간이 소비하는 일은 즉 자연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이 됩니다. 그것은 식물이 광합성을 위해 써야하는 태양광을 인간이 약탈해가는 행위입니다. 지열이나 풍력, 조력도 모두 똑같습니다. 인간을 비롯한 자연의 활동에서는 자원을 소모하고 없애버리는 일은 없습니다. 먹고 싸고, 살고 죽고, 생명은 돌고 돕니다. 그러나 우리들의 인간만이 경제를 우선시하고 소비활동을 유지하기 위해 ‘부족하기 때문에 더 더’ 하고 자연에너지를 대량으로 써버리면 결국 지구환경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됩니다. 이 사실을 빨리 깨닫지 않으면 안됩니다.

우리들이 경제우선의 소비문화를 계속하는 한 식량문제도, 에너지 문제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있을 수 없습니다. ‘산업혁명 이전의 세계로 돌아가면 된다’는 식의 간단한 문제도 아닙니다. 탐욕을 부리지 않고, 만족을 알며, 지금까지 쌓아온 지혜를 모아서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하루 속히 깨닫는 수밖에 없습니다.

땅콩, 모로헤이야, 수박, 무, 콩 등 자가채종 한 씨앗. 40년 이상 계속해서 채종한 씨앗도 있다.

인터뷰와 글=加藤 恭子
사진=加藤 熊三

배너사진=자연농 밭에 선 가와구치 요시카즈 씨

원문 : http://www.nippon.com/ja/people/e00120/

한글번역 : 김성만(채색)

By | 2017-08-15T17:06:05+00:00 8월 15th, 2017|공부|2 Comments

2 댓글

  1. 임장춘 2017년 8월 18일 2:33 오후- 답글쓰기

    안녕하세요. 해남에서 농사짓는 임장춘이라 합니다.
    저는 스무마지기 조금 넘는 논을 무경운 기계이앙에 우렁이도움으로 농사짓고 있답니다. 밭도 대부분 무경운으로 하고 있고요.
    글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허락하실 줄 압니다. 인연이 닿아서 뵙고 싶네요.

    • chesec 2017년 8월 18일 3:29 오후- 답글쓰기

      안녕하세요? 농사 많이 지으시네요. 저희집은 다섯마지기 정도 됩니다.
      농사 초보라서 시간날 때 공부나 조금씩 하고 있습니다.
      글을 당연히 공유하셔도 됩니다. 다만 출처가 명확해야합니다. 저도 원문을 허락없이 번역을 한거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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